시읽는기쁨

너무 많은 것들 / 긴스버그

샌. 2005. 5. 18. 13:22

너무 많은 공장들

너무 많은 음식

너무 많은 맥주

너무 많은 담배

 

너무 많은 철학

너무 많은 주장

하지만 너무나 부족한 공간

너무나 부족한 나무

 

너무 많은 경찰

너무 많은 컴퓨터

너무 많은 가전제품

너무 많은 돼지고기

 

회색 슬레이트 지붕들 아래

너무 많은 커피

너무 많은 담배 연기

너무 많은 종교

 

너무 많은 욕심

너무 많은 양복

너무 많은 서류

너무 많은 잡지

 

지하철에 탄 너무 많은

피곤한 얼굴들

하지만 너무나 부족한 사과나무

너무나 부족한 잣나무

 

너무 많은 살인

너무 많은 학생 폭력

너무 많은 돈

너무 많은 가난

 

너무 많은 금속 물질

너무 많은 비만

너무 많은 헛소리

하지만 너무나 부족한 침묵

 

- 너무 많은 것들 / 알렌 긴스버그

 

현대 문명이 번성한 20세기는 동시에 파괴와 자학의 세기이기도 했다.

지난 100년 동안 인류는 45억 명이나 늘어났지만 많은 생물들이 멸종되고, 열대우림은 1500만 ha이나 파괴되었다. 현재도 포유류의 25%, 조류의 11%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자기 자식은 끔찍이 아끼지만, 어리석게도 자식들이 살아갈 땅, 물, 공기는 황폐화시켜 놓고 있다.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그리고 겉으로 보이는 풍요의 대가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문제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욕심이 세기가 바뀌어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명의 발전에 따라 많아지는 것들과 없어지는 것들의 목록을 만들어 본다면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는지 자명해지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21세기는 문명의 질적 전환이 일어나는 지혜와 영성의 세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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