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달빛이 내 몸을 / 까비르

샌. 2003. 10. 23. 09:14

`마음의 평화`를 노래하는 문맹의 농부 시인 까비르!
인도의 갠지스 강 근처 한 산중 마을에서 어느 수도승과 과부의 사생아로 태어난 까비르는 태어나자마자 길에 버려졌다.
그래서 학교를 다니지 못했고, 평생을 물긷는 일과 베짜는 일로 생계를 이어간 그는 틈틈이 삶의 초월에 대하여, 그리고 마음의 평화에 대한 노래를 불렀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것을 받아적었다. 글을 읽을 줄 몰랐던 문맹의 시인이며 농부였던 까비르의 시는타고르가 엮어세상에 알려졌다.


달빛이 내 몸을 누리고 있네
그러나 눈먼 내 눈은
그것을 보지 못하네
달이
해가
내 몸 속에 있네

영원의 목소리가
내 몸 속에서 울리고 있네
그러나 내 먼 귀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하네


나의 것
그것들을 외치고 있는 동안의
그대의 노력은 무가치하네

나의 것에 대한 집착이 사라질 때
신의 일이 시작된다네

일의 목적은 지혜의 획득
지혜를 얻었을 때
일은 끝나네

꽃은 열매를 얻기 위해 피는 것
열매가 맺히면
떨어지고 마는 것

사향주머니는
노루의 배꼽 주변에 있네
그러나 이것을 모르는 노루는
그 냄새의 행방을 찾아
온 숲 속을 헤매어 다니고 있네


우리 안에 있는 `그녀`와 만나기!

요사이 한 책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
그녀에게 `그녀`가 찾아와서 이렇게 말했다.

네 안엔 그 누구에 의해서도 부서지지 않은 빛나는 아름다움이 있어.
네가 그 빛나는 아름다움을 네 안에서 꺼낼 수 있다면 그 빛나는 아름다움이 너를 구원할 거야.
결국은 그 아름다움이 우리 모두를 구원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