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시간의 숲

샌. 2012. 9. 4. 19:54

 

 

야마오 산세이의 책을 읽은 게 이 영화로까지 이어졌다. <시간의 숲>은 야마오 산세이가 살았던 야쿠 섬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다. 올봄에 개봉되었지만 뒤늦게 알게 되어 영화 자료실에서 찾아 감상했다.

 

배우 박용우는 영화 촬영을 끝내고 일본 남단에 있는 야쿠 섬으로 열흘간의 여행을 떠난다. 지친 심신을 달래고 7,200년 된 조몬삼나무를 보기 위해서였다. 일본 배우 타카기 리나를 만나고 둘은 숲과 해변을 거닐며 자연이 주는 고요와 평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자연스럽게 내면의 상처가 드러나면서 위안을 받는다. 자연을 통한 심리 치유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수천 년 된 나무들을 배경으로 인간 내면으로의 여행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두 사람의 대화보다 야쿠 섬 풍경과 숲, 조몬삼나무를 보는 게 더 흥미로웠다. 나도 언젠가는 조몬삼나무를 만나러 야쿠 섬으로 가는 배를 탈 것이다.

 

<시간의 숲>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야마오 산세이가 살았던 집과 부인과의 인터뷰 장면도 나온다. <더 바랄 게 없는 삶>에도 나오는 집 뒤의 배롱나무도 볼 수 있다. 나로서는 무척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박용우의 파트너로 나오는 일본 배우 타카기 리나의 유창한 우리말도 인상적이었다. 일면식도 없는 이성과의 설레는 여행, 오늘 밤은 내가 주인공이 되어 야쿠 섬으로 떠나는 그런 꿈을 꿀지도 모르겠다.

 

 

 

 

 

 

 

야쿠 섬에 있는 7,200년 된 조몬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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