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220]

샌. 2012. 10. 11. 07:40

장자는 반어로 선입견을 혼란케 하고

중언으로 고쳐 다시 참되게 하고

우언으로 뜻을 넓힌다.

홀로 천지와 더불어 정신을 왕래하여

함부로 만물을 분계하지 않고

시비를 따지지 않으며

속세와 더불어 거처한다.

그의 글은 비록 괴이하고 독특하지만

사물을 따르므로 생명을 해침이 없다.

비록 들쭉날쭉 허실이 있지만

그 기이한 해학이 볼만하다.

달리 가슴속에 꽉 찬 것을 다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위로는 조물주와 노닐고

아래로는 삶과 죽음을 뛰어넘고

시작과 끝이 없는 초월자를 벗하였던 것이다.

그것이 뿌리로 하는 것은 광대한 열림이요

깊고 텅 빈 마음의 자유로움이다.

그것이 종주로 삼은 것은

조화로 나아가 높은 곳에 도달하는 것이다.

비록 그렇지만 그가 조화에 조응하여 사물을 해명함은

그 조리가 미진하고 그 유래가 벗겨지지 않아

망연하고 애매하여 미진함이 있다.

 

以치言爲만衍

以重言爲眞

以寓言爲廣

獨與天地精神往來

以不敖倪於萬物

不譴是非

而與世俗處

其書雖괴瑋

而連변無傷也

其辭雖參差

而숙詭可觀

彼其充實不可以已

上與造物者

而下與外死生

無終始者友

其於本也宏大而벽

深굉而肆

其於宗也

可謂稠適而上遂也

雖然其應於化而解於物也

其理不竭其來不태

芒乎昧乎未之盡者

 

- 天下 4

 

 

'천하' 편은 고대로부터 전해진 여러 학설을 소개하면서 비판하고 있다. 그중에는 장자 자신도 포함된다. 장자 자신의 학설을 설명하고 미진한 바가 무엇인지를 객관적으로 서술한다. 나타내는 뜻이 크지만 치밀하지 못하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 뒷부분에는 혜가에 대한 비평을 하면서 <장자>는 끝난다. '천하' 편은 <장자>의 후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드디어 <장자> 읽기를 마쳤다. 2008년 1월에 시작했으니 5년 가까이 걸린 셈이다. 내가 처음 읽은 <장자>는 안동림 선생이 역주한 것이었다. 그 책 끝에는 '1998년 일독, 2000년 이독, 2002년 삼독'이라고 적혀 있다. 이번이 네 번째 읽은 셈인데 기간은 많이 걸렸지만 얼마나 마음을 다해 읽었는지는 자신이 없다. 아무래도 처음 읽었을 때의 감동을 재현하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오늘은 나 자신을 위한 책거리라도 해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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