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13]

샌. 2013. 1. 21. 09:06

선생님 말씀하시다. "법령만을 내세우면서 형벌로 억누르면 백성들은 슬슬 빠질 궁리만 찾는다. 곧은 마음으로 지도하면서 예법을 가르치면 백성들은 진심으로 따르게 된다."

 

子曰 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 爲政 3

 

 

새 대통령 당선자가 내세우는 게 '법과 원칙'이다. 그러나 법과 원칙이 누구의 편이었는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강자에게는 관대하고 약자에게는 엄격한 게 법이고 원칙이었다. 지배자, 통치자, 권력자들은 '법대로'를 외친다. 그 그늘에서 생기는 민중의 눈물을 부디 외면하지 말기 바란다.

 

공자가 살았던 시대는 약육강식의 혼란기였다. 힘 있는 자만이 살아남았다. 실제로 진시황은 법가(法家)의 논리를 국가 이념으로 채택해 천하를 통일했다. 그런데 공자는 덕치(德治)와 예치(禮治)를 주장했으니 귀 기울이는 군주가 아무도 없었다. 우원(迂遠)하다, 공상가다, 라고 비판받는 건 당연했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이상을 추구해 나갔다는 데 공자의 매력이 있다. 힘과 무력을 앞세운 진나라는 수십 년이 못 가 멸망했다. 그러나 유학(儒學)은 살아남아 이후 중국 문명을 꽃피우는 바탕이 되었다. 정치의 핵심은 법과 원칙이 아니라 민중의 마음과 함께 하는 데에 있다. 첫째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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