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24]

샌. 2013. 4. 4. 12:24

어느 사람이 공자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왜 정계에 나서지 않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옛 글에 '효도로다! 효도로 형제끼리 우애하며 집안일을 보살핀다' 하였으니, 이것도 다스리는 것인데, 왜 꼭 정계에 나서야만 되나?"

 

或 謂孔子曰 子奚不爲政 子曰 書云 孝乎 惟孝 友于兄弟 施於有政 是亦爲政 奚其爲爲政

 

- 爲政 14

 

 

공자에게 있어 사람살이의 기본은 가정에서 출발한다. 효제(孝弟)가 알파요 오메가다. 안에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와 우애하는 마음이라면, 밖에서도 어른을 공경하고 다른 사람을 믿고 사랑하게 된다. 그렇게 확장되어 나간 사회가 공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한 공동체였다. 결국 정치의 근본도 효와 제다. 공자에게 가(家)와 국(國)은 규모만 다를 뿐 질적인 차이가 없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뒤쪽이 상위 개념이 아닌 병렬관계로 이해되어야 한다.

 

공자가 강조하는 것은 역시 근본이다. 정치를 한다고? 집안을 다스리는 것도 정치인데 굳이 정계로 나서야만 돼? 아마 이 문답은 공자가 젊었을 때에 있었던 것인지 모른다. 가족 관계를 나라 다스리는 원리로까지 확장시킨 이런 단순명료함이 이상주의자 공자의 매력이다. 정치에 뜻을 품은 사람들은 자신의 발아래부터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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