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26]

샌. 2013. 4. 12. 09:01

자장이 물었다. "여남은 세대 뒷일을 알 수 있을까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은나라는 하나라 제도를 바탕 삼았으니, 거기서 거기 감직하고, 주나라는 은나라 제도를 바탕 삼았으니, 거기서 거기 감직한다. 주나라의 뒤를 잇는 자가 있다손 치더라도 비록 백 세대 뒷일일망정 알 수 있고말고."

 

子張問 十世可知也 子曰 殷因於夏禮 所損益可知也 周因於殷禮 所損益可知也 其或繼周者 雖百世可知也

 

- 爲政 16

 

 

주(周)나라는 공자에게 롤모델이 된 국가다. 공자가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고 할 때의 '고(故)'는 아마 주나라의 제도나 문화를 가리키지 않았나 싶다. 주나라의 문물제도를 정비한 주공(周公)도 공자는 무척 존경했다. 꿈에서 주공을 자주 뵙지 못한 걸 슬퍼하는 대목도 <논어>에 나온다. 중국 역사에서 주나라가 과연 그만한 위치에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고작 주나라와 주공이 공자의 사부 역할을 했다는 데에 약간은 실망도 된다. 물론 지금의 시각으로 평가할 수 없지만 말이다.

 

"300년 뒤의 뒷일을 알 수 있을까요?" 라고 묻는 제자에게 공자는 한 술 더 떠 3,000년 뒤의 일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역사의 연속성을 공자는 믿었던 것 같다. 선대의 좋은 점을 계승 발전해 나가는 것이 정치의 몫이다. 이런 걸 보면 공자 사상은 혁명성이 부족하다. 공자는 대체로 낙관주의자였던 것 같다. 공자의 장점이면서 또한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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