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28]

샌. 2013. 4. 23. 09:58

선생님이 계씨를 평하여 말씀하시다. "여덟 줄의 춤을 제 집에서 추게 하니 그런 짓을 하는 솜씨면 무슨 짓은 못할까?"

 

孔子謂季氏 八佾舞於庭 是可忍也 孰不可忍也

 

세 대부의 집안에서 천자의 노래로 제사를 지내니, 선생님 말씀하시다. "'줄줄이 늘어선 제후들, 천자의 묵묵한 모습'이 세 대부 집안의 어느 구석에 있는가 말이야."

 

三家者以雍徹 子曰 相維벽公 天子穆穆 奚取於三家之堂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이 사람답지 않으면 예법은 무엇하며, 사람이 사람답지 않으면 음악은 무엇하노!"

 

子曰 人而不仁 如禮何 人而不仁 如樂何

 

- 八佾 1

 

 

당시 노나라에는 계손(季孫), 맹손(孟孫), 숙손(叔孫)의 세 대부 집안이 권력을 잡고 있었다. 계씨(季氏)가 천자만이 행할 수 있는 팔일무(八佾舞)를 자기 집에서 추게 했다는 것은 공자가 볼 때 비례(非禮)의 극치였을 것이다. 팔일무란 가로 세로 각 여덟 명씩 총 64명의 무희가 추는 춤이다. 그뿐 만이 아니었다. 세 대부는 천자 앞에서나 부를 수 노래로 집안 제사를 지냈다.

 

사람이 사람답지 않는데 예(禮)나 악(樂)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공자는 한탄한다. 왕을 정점으로 한 질서 체계를 꿈꾸던 공자로서는 나라의 법도가 무너지는 걸 지켜보는 게 답답했을 것이다. 아무나 팔일무를 추고 옹철(雍徹)을 노래한다면 사회는 혼란에 빠진다. 자기 자리에 맞는 예법이 있다. 그보다도 사람이 사람다운 게 근본이다. 예나 악은 부수적인 것이다. "인간 같지도 않은 게, 쯧쯧..." 아마 공자는 이러며 혀를 찼을지 모른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30]  (0) 2013.05.06
논어[29]  (0) 2013.04.29
논어[27]  (0) 2013.04.17
논어[26]  (0) 2013.04.12
논어[25]  (0) 2013.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