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31]

샌. 2013. 5. 14. 08:22

계손씨가 태산에서 여제(旅祭)를 지내니, 선생님이 염유에게 물으시다. "너는 말리지 못했느냐?" 대답하기를 "말리지 못했습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기막힐 일이다. 글쎄 태산이 임방만 못할까?"

 

The chief of the Chi family was about to sacrifice to the T'ai mountain. The Master said to Zan Yu, "Can you save him from this?" He answerd, " I cannot." Confucius said, "Alas! will you say that the T'ai mountain is not so discerning as Lin Fang."

 

季氏 旅於泰山 子謂염由曰 女不能救與 對曰 不能 子曰 嗚呼 曾謂泰山 不如林放乎

 

- 八佾 4

 

 

여제(旅祭)는 제후가 산천에 지내는 제사로 대부인 계손씨가 지낸 것은 법도에 어긋나는 것이다. 염유는 공자의 제자로 당시에 계손씨 밑에서 참모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앞에 나왔던 임방은 공자에게 예(禮)에 대해서 물었던 사람이다.

 

계손씨의 안하무인 행동에 대한 비판이 연이어 나온다. 공자와 계손씨와는 상당히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따라서 공자와 염유와의 관계도 껄끄러웠다. 계손씨의 비례(非禮)에 대해 왜 말리지 못 했느냐고 물으니까, 염유는 능력 밖이었다고 대답한다. 그러면서도 계손씨를 위해 계속 일을 했다. 염유의 도덕의식은 스승만큼 철저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장자였다면 어떻게 대응했을까? 학당을 만들거나 제자를 두지도 않았겠지만, 만약 제자가 권력자 밑에 들어가 일을 하고 있다면 똥구멍 핥지 말고 당장 그만두라고 호통을 쳤을 것이다. 세상을 바로 잡겠다는 명분 뒤에 숨은 권력을 탐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장자는 훨씬 더 예민했다. 되지 못한 인간이 권력에 맛을 들이면 천방지축이 되어 버리는 경우를 최근의 윤모씨 경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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