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38]

샌. 2013. 7. 7. 11:50

자공이 초하룻날의 염소 희생을 그만두려고 한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야, 너는 염소가 아까우냐? 나는 보다 더 예법을 아낀다."

 

子貢欲去告朔之희羊 子曰 賜也 爾愛其羊 我愛其禮

 

- 八佾 11

 

 

매달 초하룻날마다 염소를 제물로 바치는 제사가 있었던 모양이다. 자공은 형식적인 염소 희생을 그만두려고 공자에게 여쭸는데 선생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너는 염소를 아끼지만, 나는 예를 아낀다[爾愛其羊 我愛其禮]." 염소의 값어치보다 예가 더 소중하다는 말이다. 설마 자공이 예를 무시해서 그런 제안을 했을까? 염소를 죽이지 않고도 예의 정신을 지킬 방법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자는 형식에 상당한 비중을 둔다. 제사 절차는 예의 본 의미를 담고 있으므로 함부로 바꿀 수 없다. 이 부분에서도 전통주의자, 보수주의자로서의 공자의 면모를 볼 수 있다. 내가 보기에는 자공의 태도가 훨씬 더 합리적이다. 공자에게는 지켜야 할 이데올로기가 너무 강했다. 그것이 노장과 비교되는 공자의 특징이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40]  (0) 2013.07.20
논어[39]  (0) 2013.07.12
논어[37]  (0) 2013.06.28
논어[36]  (0) 2013.06.20
논어[35]  (0) 2013.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