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37]

샌. 2013. 6. 28. 10:40

선생님 말씀하시다. "활쏘기 때는 과녁을 주장삼는 것이 아니다. 실력에 차등이 있기 때문이니 옛날에는 그랬던 것이다."

 

The Master said, "In archery it is not going the leather which is the principal thing, because people's strength is not equal. This was the old way."

 

子曰 射不主皮 爲力不同科 古之道也

 

- 八佾 10

 

 

인생을 승부와 경쟁으로 보는 데 대한 경고가 아닐까? 인간 세상에서 공정한 경쟁이란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활쏘기에서도 사람마다 타고난 힘이 다르기 때문에 가죽 과녁을 뚫는 것을 주장삼는다면 옳지 않다. 100m 달리기를 하는데 어떤 사람은 몇십 m 앞에서 출발한다. 이렇게 되면 가진 사람은 점점 더 가지게 되고, 없는 사람은 점점 더 빼앗긴다. 옛날의 도는 그런 게 아니었다.

 

'배우고 때맞춰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하랴!'[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논어> 첫머리에 나오는 말씀이 기쁨이고 즐거움이다. 공부의 기쁨을 회복하자면 지나친 경쟁은 없어져야 한다.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는 남과 비교하고 우열에 신경 쓰는, 승부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바둑을 두러 나갈 때면 몇 번씩이나 다짐한다. 오늘은 승부에 상관 말고 즐기자. 그러나 막상 돌을 집어들면 오직 이기는 데만 몰두하게 된다. 바둑 한 판 두는 데도 이러한데 인생살이는 어떻겠는가. 승부의 습(習)이 너무 몸에 배어 있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39]  (0) 2013.07.12
논어[38]  (0) 2013.07.07
논어[36]  (0) 2013.06.20
논어[35]  (0) 2013.06.13
논어[34]  (0) 2013.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