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금오도 비렁길을 걷다(1)

샌. 2013. 10. 8. 10:35

 

트레커 여덟 명이 금오도 매봉산길과 비렁길을 걸었다. 금오도(金鰲島)는 섬 모양이 자라와 같이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전남 여수에 있다. 돌산도 신기항에서 배를 타고 20분 정도면 도착한다.

 

우리는 여수에 있는 회원 별장에서 일박을 하고 7시 45분에 출발하는 첫 배를 탔다. 5코스까지 있는 금오도 비렁길은 총 길이 18.5km에, 쉬지 않고 걸었을 때 7시간 정도가 걸린다. 배가 다니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하루에 다 걸을 수는 없다. 우리는 섬에서 묵으며 이틀에 걸쳐 매봉산을 종주하고 비렁길 전 구간을 걸었다. 섬을 한 바퀴 일주한 셈이다. '비렁'은 이곳 사투리로 '벼랑'이라는 뜻이다.

 

비렁길 안내 팸플릿에 보면 금오도는 '명성황후가 사랑한 섬'이었다고 나와 있다. 고종이 명성황후가 살던 명례궁에 금오도를 하사했고, 명례궁에서는 이곳에 목장을 만들어 사슴을 길렀다고 한다. 그러나 명성황후가 금오도를 찾은 적은 없다.

 

 

 

신기항에서 출발한 배는 여천 선착장에 닿는다. 마을 버스가 다니지만 우리는 택시를 타고 등산로 기점인 함구미마을로 이동했다. 섬에는 영업용 택시가 두 대가 있는데 배 타는 시간 가까이 되면 정신 없이 바빠진다.

 

 

산길에서 내려 보이는 함구미마을 모습. 함구미 선착장에서는 여수 여객선터미널과 직접 연결된다.

 

 

 

 

 

매봉산(382m) 정상 부근의 전망대와 다도해 풍경. 섬 산행은 바다를 내려다 보며 걸을 수 있어 좋다.

 

 

 

 

 

 

산길은 매봉산, 문바위, 칼이봉, 옥녀봉을 거쳐 검바위까지 이어졌다. 전체 길이 10km에 7시간이 걸렸다. 길을 가볍게 보고 운동화를 신고 왔는데 사서 고생을 한 셈이 되었다.

 

 

 

등산과 연계한 탓에 비렁길은 5코스부터 시작했다. 매봉산 종주의 끝 지점인 검바위에서 택시를 타고 장지마을에 도착했다. 여기가 5코스의 종점인데 우리로서는 시작점이다. 5코스는 장지마을과 심포마을을 연결하는 3.3km의 길이다.

 

 

 

 

마을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비렁길이 시작되었다. 비렁길은 이곳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기 위해 다닌 길이다. 각 코스의 경계마다 마을이 있다. 

 

 

 

 

1시간 30분을 걸어 5코스의 끝인 심포마을에 도착했다. 매봉산길 포함해서 첫날 걸은 거리가 13km에 총 9시간 가량 걸렸다. 심포민박에서 일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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