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59]

샌. 2013. 12. 1. 11:09

자공이 물었다. "저는 어떻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너는 그릇이다." "어떤 그릇일까요?" "호련 같은 보물이지."

 

子貢問曰 賜也何如 子曰 女器也 曰 何器也 曰 瑚璉也

 

- 公冶長 1

 

 

'공야장' 편은 인물에 대한 품평이 많이 나온다.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공자의 말을 듣고 자공도 스승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저는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스승의 대답은 간단했다. "너는 그릇이다[女器也]." 이 말로는 부족했던지 자공은 어떤 그릇이냐고 재차 물었다. 스승은 '호련(瑚璉)'이라고 답해준다.

 

호련(瑚璉)은 제사 때 쓰는 옥으로 장식한 그릇이다. 옛사람들이 제사를 중시한 걸 볼 때 호련은 일반 그릇과는 달리 귀한 물건이었음이 분명하다. 자공을 대하는 공자의 마음이 읽힌다. 공자는 '군자불기(君子不器)'라고 해서 '그릇[器]'을 부정적 의미로 썼다. 그러나 여기서 '그릇'을 그런 뜻으로 한정시킬 이유는 없는 것 같다. 공자학당에서 자공은 꼭 필요한 귀한 사람이었음을 공자의 이 말을 통해 알 수 있다. 공자 또한 사람을 칭찬하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전 직장에서 '호련'이라는 이름을 가진 후배가 있었다. 한 사무실에서 2년 넘게 같이 근무했는데 그때는 이름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 <논어>의 이 대목을 몰랐기 때문이다. 지금 다시 만난다면 이름을 지은 유래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 한자로는 어떻게 쓰는지 모르지만, 발음만은 <논어>의 여기에서 따왔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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