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57]

샌. 2013. 11. 19. 08:37

선생님 말씀하시다. "옛 사람들은 좀처럼 말문을 열지 않았다. 실행이 못 미칠까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子曰 古者言之不出 恥躬之不逮也

 

선생님 말씀하시다. "쓸모 있는 인간은 말은 더듬되 실행은 재빠르게 하느니라."

 

子曰 君子欲訥於言 而敏於行

 

- 里仁 17

 

 

말을 지나치게 하게 된다는 점이 트위터의 해악이라면서 어느 분이 트위터를 끊었다고 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끊임없이 들리는 '카톡'이라는 소리에 신경이 거슬린다. 문명의 이기 덕분에 이젠 멀리 있는 사람과도 쉼 없이 재잘거릴 수 있다. 하나 정작 옆에 있는 사람과는 소통이 잘 안 된다. 현대인은 너무 말이 많아졌지만 오히려 외로워졌다. 말이 많아진 반면 생각하고 음미할 시간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분이 트위터를 그만둔 게 충분히 이해되었다.

 

말은 적을수록 유익하다. 공자도 '군자눌언(君子訥言)'이라고 했다. 겉만 번지르르한 교언영색(巧言令色)을 혐오했다. 말 잘하는 사람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그런 사람은 외화내빈(外華內貧)이기 십상이다. 말보다는 실행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군자란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람이다.

 

재미있는 건 공자도 말 많은 사람이란 비난을 들었다는 점이다. <논어> '헌문(憲問)' 편에서 미생묘가 공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자네는 어찌 그렇게 이 말 저 말 하시는가? 거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 아닌가? " 남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말이 많아질 수밖에 없기도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선생과 성직자는 불쌍한 사람들이다. 온갖 좋은 말로 남을 가르치지만 정작 본인은 얼마나 삶으로 살아내는지 의문이다. 말보다는 자신의 삶으로 가르치는 게 진정한 스승이다. 그것이 노자의 '무언지교(無言之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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