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56]

샌. 2013. 11. 13. 09:15

선생님 말씀하시다. "부모의 잘못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여쭈어 가면서 그래서는 안 될 뜻만을 보이며, 공경하는 마음에 틈이 나서는 안 된다. 고되더라도 원망해서는 안 되는 법이야."

 

子曰 事父母幾諫 見志不從 又敬不違 勞而不怨

 

선생님 말씀하시다. "부모가 계시면 먼 길을 떠나지 말아야 하며, 나서게 되면 반드시 가는 곳이 이러저리 안 되도록 하라."

 

子曰 父母在不遠遊 遊必有方

 

선생님 말씀하시다. "삼 년 동안 아버지의 법도를 뒤집지 않으면 효자라 해도 좋지."

 

子曰 三年無改於父之道 可謂孝矣

 

선생님 말씀하시다. "부모의 나이는 알아두어야 한다. 한편 기쁘기도 하려니와 한편 두렵기도 하지."

 

子曰 父母之年 不可不知也 一則以喜 一則以懼

 

- 里仁 16

 

 

효(孝)에 관한 공자님 말씀이다. 그러나 그대로 실천하기에는 세상이 많이 변했다. 공자 시대로부터 무려 2,500년이나 흘렀다.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게 효의 기본이지만 자녀와 동거하는 노인 비율은 현재 30%밖에 되지 않는다. 꼭 같이 살아야 한다는 개념도 바뀌고 있다. 함께 살며 모시는 것보다는 마음을 편하게 해 드리는 게 중요하다. 이젠 부모가 먼저 자식과 같이 살지 않으려 한다.

 

자식을 다 출가시키고 보니 부모 입장에서 기대하는 효라는 게 별것 없다. 그저 저희 가정 잘 꾸리며 행복하게 살면 더 바랄 게 없다. 부모 걱정 끼치지 않고 마음 편하게 해 주는 것보다 더 큰 효는 없는 것이다. 옛날처럼 자신의 삶을 희생해 가면서까지 부모를 섬기는 건 - 그럴 자식도 없겠지만 - 이젠 서로에게 피곤한 일이다. 부모 자식 사이도 상하 관계가 아닌 인격과 인격이 만나는 평등한 관계로 변하고 있다. 현대의 아버지는 근엄한 가부장적 이미지가 아니라 오히려 친구 같은 아빠다.

 

마지막에 나오는 공자님 말씀은 가슴을 울린다. 부모의 나이를 생각하면 한편 기쁘고, 한편으로는 두렵다. 오래 살아 계시니 기쁘고, 곧 돌아가실 때가 가까웠으니 두렵다는 뜻이리라.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자식의 이런 애틋한 마음만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58]  (0) 2013.11.25
논어[57]  (0) 2013.11.19
논어[55]  (0) 2013.11.05
논어[54]  (0) 2013.10.29
논어[53]  (0) 2013.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