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53]

샌. 2013. 10. 16. 09:51

선생님 말씀하시다. "삼아! 내 도는 하나로 꿰뚫었지." 증자가 답했다. "네! 그렇습니다." 선생님이 나가신 후 제자들이 물었다. "무슨 뜻입니까?" 증자가 말했다. "선생님의 도는 충심으로 미루어 생각하는 데 있을 따름이다."

 

子曰 參乎 吾道一以貫之 曾子曰 唯 子出 門人問曰 何謂也 曾子曰 夫子之道 忠恕而已矣

 

- 里仁 13

 

 

공자 사상의 핵심을 전하고 있다. 증자가 볼 때 공자의 가르침을 일이관지(一以貫之)하는 원리는 '서(恕)'다. 서(恕)는 '같을 여(如)'와 '마음 심(心)'으로 된 글자인데, 타인의 마음을 내 마음처럼 여기며 이해하고 용서하는 태도다. 이런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라면 타자와 공감하게 되고 세상은 훨씬 더 부드럽게 돌아갈 것이다. 공자가 꿈꾼 세상이 어떠한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공자는 '내가 하기 싫은 걸 남에게 미루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고 했는데, 이것이 '서(恕)'와 통하는 의미다. 공자의 중심 사상이 인(仁)이라면, 인의 실천적 측면으로서 효(孝)와 서(恕)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효는 가족간의, 서는 이웃간의 관계의 원리다.

 

대부분의 <논어> 책이 '충서(忠恕)'를 '충(忠)'과 '서(恕)'로 나누어서 독립적 의미를 가진 것으로 번역한다. 그렇다면 공자의 도를 꿰뚫는 말은 충과 서 두 가지가 된다. 그러나 이을호 선생은 충을 서의 수식어로 보았다. 어느 쪽이나 의미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겠으나, 나는 후자의 해석을 따르고 싶다. 충보다는 서(恕)에 방점을 찍고 싶은 것이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55]  (0) 2013.11.05
논어[54]  (0) 2013.10.29
논어[52]  (0) 2013.10.11
논어[51]  (0) 2013.09.30
논어[50]  (0) 2013.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