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60]

샌. 2013. 12. 18. 10:44

어느 사람이 말했다. "옹은 사람답기는 하지만 무뚝뚝합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재잘거려서야 됩니까! 입술에 붙은 말로 지껄이면 미움받기 꼭 알맞지요. 사람답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어찌 재잘거려서야 됩니까!"

 

 

或曰 雍也 仁而不녕 子曰 焉用녕 禦人以口給 屢憎於人 不知其仁 焉用

 

- 公冶長 2

 

 

공자는 말 많은 걸 무척 싫어했다. 옹(雍)이라는 제자가 너무 무뚝뚝해서 탈이라는 어느 사람의 말에 공자는 반대로 답한다. 오히려 무뚝뚝하니 좋은 일이다. 제일 하급이 인(仁)하지 않으면서 말만 재잘거리는 사람이다. 인(仁)하지 않더라도 재잘거리지만 않는다면 사람다운 길로 갈 자격은 있다. 공자는 어눌한 걸 오히려 장점으로 본다. 사실 말에 대한 경계는 어느 경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성경에도 '미련한 자는 말을 많이 한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중요한 건 행(行)이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세 치 혀를 잘못 놀리다가는 화(禍)를 부르게 된다. 이름난 세객(說客)들의 말로는 대개 비참했다. 소통의 수단인 말이 지나치면 도리어 진실된 소통을 방해한다. 말이 많을수록 진실에서 멀어지게 되고 오해의 근원이 된다. 노자는 불언지교(不言之敎)를 최고의 가르침이라고 했다. 내면의 성찰은 침묵 가운데 이루어진다. 내용 없는 지껄임은 소음일 뿐이다. 공허한 말들이 난무하는 현대를 사는 우리는 거짓 언어에 현혹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 말할 때와 안 할 때를 분별하는 것, 필요하고 바른 말만 하는 것도 군자의 자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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