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경안천 20km를 걷다

샌. 2014. 1. 18. 19:28

 

집에 있으려니 너무 답답해서 밖으로 나섰다. 경안천을 하릴없이 어슬렁거리려 했는데 쌀쌀한 날씨 탓에 열심히 걸을 수밖에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겨울 소백산 능선의 칼바람을 맞는 게 옳았다.

 

요사이는 하루하루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이젠 격한 감정의 요동이 잦아지고 좀 차분해질 때가 되었다. 나부터 사태를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도 필요하다. 속을 들여다보면 누구 하나 불쌍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맹자는 말했다. "사람은 모두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人皆有不忍人之心]."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에 사람 구별이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오늘은 4시간 넘게 약 20km를 걸었다. 걷기의 위안이 없다면 나는 얼마나 슬플 것인가. 걷다 보면 쪼그라진 풍선 같은 마음도 조금씩 부풀어 오른다. 과학적으로는 무슨 마취제 성분 탓이라지만 아무런들 상관 없는 일이다. 긴장하지 않고 눈 감고도 걸을 수 있는 이런 길이 나는 좋다.

 

맹자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새겨본다.

 

無惻隱之心 非人也

無羞惡之心 非人也

無辭讓之心 非人也

無是非之心 非人也

 

측은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며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며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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