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106]

샌. 2014. 10. 7. 07:46

선생님 말씀하시다. "달려들지 않으면 깨우쳐 주지 않았고, 애태우지 않으면 튕겨 주지 않았고, 한 귀를 보여 줄 때 셋까지 깨닫지 못하면 다시 되풀이하지 않았다."

 

子曰 不憤不啓 不비不發 擧一隅不以三隅反 則不復也

 

- 述而 8

 

 

스승 공자가 제자들을 어떻게 가르쳤는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모두 피교육자의 능동적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분할 분'과 '마음을 태울 비'라는 단어가 나타내듯, 앎에 대한 처절한 열망이 있어야 교육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하나를 보여줄 때 셋을 깨닫지 못하면 다시 되풀이하지 않았다는 것은 피교육자의 자질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었음을 알 수 있다. 공부는 스스로 깨달아가는 과정이다. 스승은 옆에서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이렇게 박자가 맞을 때 교육은 이루어지고, 학생은 눈을 떠 나간다. 줄탁동시인 것이다.

 

옛날 공자학당과 지금의 학교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지만, 강제로 소집해서 가르치는 현재의 교실은 공자의 교육관과는 한참 어긋나 있다. 내 경험으로 봐도 무엇을 가르치기 이전에 주의 집중을 시키고 동기 유발을 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써야 했다. 교육 내용은 대부분 아이들에게 그다지 흥미가 없다. 오직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한다. 물론 이것이 학생 탓만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공부에 정나미가 떨어지게 만들고 있으니 오죽하랴 싶다. 현재와 같은 체제로는 공자가 오더라도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교육자로서 공자는 행복했을 것 같다. 전국의 인재들이 모여들어 배움을 청했으니 스승으로서 이런 당당한 태도도 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현대의 선생은 왜소하고 불쌍하다. 그저 지식을 파는 월급쟁이에 불과하다. 체질에 맞지 않는 선생 노릇을 조금이라도 일찍 그만둔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문득 앨빈 토플러가 한 말이 생각난다.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준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108]  (0) 2014.10.19
논어[107]  (0) 2014.10.13
논어[105]  (0) 2014.10.02
논어[104]  (0) 2014.09.24
논어[103]  (0) 2014.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