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입원

샌. 2015. 5. 1. 14:01
폐렴으로 입원 닷새째, 생각지도 않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증세가 나타난 초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날이 갈수록 기침이 심해지며 음식을 삼킬 수도 없게 되었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집 가까이 있는 병원에 왔다가 바로 갇혀 버렸다.

다행히 여기 와서는 상태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이런 변화라면 나흘 뒤쯤에는 퇴원할 수 있을 거라고 담당 의사가 말한다. 지금은 몸이 아픈 것보다 병실 생활 자체가 힘들다. 좁은 공간에서 공동생활을 하려니 참아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곳은 병고에 시달리는 인생의 괴로움이 늪처럼 고여 있다.

유리창으로 보이는 5월의 신록이 찬란하다. 그러나 그 품에 안길 수 없다. 당장은 아쉽지만 그래도 넉넉히 참을 만하다. 이 병이 낫고 다시 땅에 설 때 햇빛은 환하고 숲 또한 황홀하리라. 덜 불평하고 더 감사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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