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177]

샌. 2016. 1. 15. 19:07

안연이 죽자 안로가 선생님의 수레를 팔아 외곽을 만들고 싶어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재주야 있건 없건 모두 제 아들이라고들 말하지. 이(鯉)가 죽었을 때도 관만 있고 외곽은 없었어. 내가 걸을 셈치고 외곽을 만들지 않은 것은 나도 대부의 말석에 있기 때문에 걸어다닐 수 없기 때문이었지."

 

顔淵死 顔路請 子之車 以爲之槨 子曰 才不才 亦各言其子也 鯉也死 有棺而無槨 吾不徒行 以爲之槨 以吾從大夫之後 不可徒行也

 

안연이 죽자 선생님 말씀하시다. "아! 하늘이 나를 버렸구나! 하늘이 나를 버렸구나!"

 

顔淵死 子曰 噫 天喪予 天喪予

 

안연이 죽자 선생님이 몸부림치며 울자, 모시던 제자들이 말했다. "선생님 몸부림치셨습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몸부림쳤던가? 그 사람을 위하여 몸부림치지 않고 누구를 위하여 울 것이냐?"

 

顔淵死 子哭之慟 從者曰 子慟矣 曰 有慟乎 非夫人之爲慟而誰爲

 

안연이 죽자 제자 동료들이 후하게 치상을 치르려고 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그럴 것 없다." 제자들이 후히 치상을 치렀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회는 나를 아비처럼 생각해 주었는데 나는 아들처럼 생각해 주지 못했다. 나를 그르다 하겠구나! 너희들은."

 

顔淵死 門人欲厚葬之 子曰 不可 門人厚葬之 子曰 回也 視予猶夫也 予不得視猶 子也 非我也 夫二三子也

 

- 先進 6

 

 

안회의 죽음과 장례 과정에 대한 일화가 연속으로 나온다. 안회가 32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을 때 공자는 환갑이 지난 나이였다. 몸부림치며 통곡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공자가 안회를 얼마나 아꼈는지 알 수 있다. 아마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느꼈을 것이다. 동시에 편애 없이 공평하게 장례를 치르려는 공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가족의 청을 야박하게 보일만치 거절하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적 슬픔과 법도는 다르다. 아들이 죽었을 때도 예의 기준에서 어긋남이 없었다. 인간적이면서도 냉철한 공자의 마음이 읽힌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179]  (0) 2016.01.25
논어[178]  (0) 2016.01.20
논어[176]  (0) 2016.01.02
논어[175]  (0) 2015.12.25
논어[174]  (0) 2015.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