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별 / 윤주상

샌. 2017. 1. 6. 11:18

우리가 이 별 저 별 하듯이

너희도 이 인간 저 인간 한다는 것을

나는 안다

 

우리가 너희더러 반짝인다고 말할 때

너희도 우리가 몸부림친다라고 표현한다는 것도

나는 안다

 

오리온좌 카멜레온좌 카시오페아좌 등으로

쓸데없이 우리가 너희를 갈라 놓았듯이

너희는 우리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우는 자와 웃는 자 오른쪽과 왼쪽 남과 북 등등으로

늬들보다 더 복잡하게 갈라져 있음을 알고 있을 거다

 

하지만 별이여

나는 알 수가 없구나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하고

우리가 너희를 노래하는 밤에도

왜 너희는 결코 우리를 노래해 주지 않는지를

 

너희가 가장 밝게 빛나는 밤에

우리는 이 땅의 가장 어두운 길을 가고 있음을

별이여

너희는 과연 알기나 하는 일인지

 

- 별 / 윤주상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 머리 위에서는 오리온이 반짝이고 있었다. 리겔과 베텔기우스를 몰랐던 때도 밤하늘에는 오리온이 떠 있었다. 신나게 놀다가 오줌이 마려워 방문을 열면 오스스한 밤공기 따라오던 별들, 오리온은 유독 한 눈에 띄던 별자리였다. 50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별은 똑같은 길을 가고 있다. 무상한 지상의 일을 별은 여일하게 지켜본다. 만고불변의 진리를 표상하는 듯 별은 무심히 인간세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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