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양자산에 오르다

샌. 2017. 6. 15. 17:37

 

양자산(揚子山)은 경기도 광주와 여주의 경계에 있다. 해발 710m로 경기 남부에 있는 산으로는 꽤 높다. 양자산 정상은 우리나라 최초의 천체관측소가 들어설 후보지 중 하나였다. 그만큼 청정 환경 지역이었다.

 

주어리 마을회관을 들머리로 해서 양자산 등산에 나섰다. 수도권 산이라도 평일에 들면 거의 사람을 보지 못한다. 한적해서 좋기도 하지만 약간 무서울 때도 있다. 이번에도 그랬다. 네 시간 정도 산에 있는 동안 등산객을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멀리서 볼 때와 달리 양자산은 경사가 상당하다. 능선을 제외하고는 거의 급경사다. 걷기에는 만만치가 않다. 더구나 초여름이라 날벌레와 산모기도 많다. 뉴질랜드 갈 때 산 얼굴에 쓰는 방충망이 아니었다면 꽤 힘들었을 것이다. 정작 뉴질랜드에서는 안 쓰고, 국내 산에서 제대로 사용한다. 뉴질랜드 샌드플라이는 움직일 때는 별로 달려들지 않는다. 정지하면 마구 몰려온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모기는 악착같이 따라오며 괴롭힌다. 앵앵거리는 소리가 너무 성가시다. 방충망을 쓰니 시야가 흐리지만 벌레를 무시할 수 있으니 좋다.

 

 

등산 시작점인 주어리 마을회관 앞 산자락은 전원주택 부지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자연 속에서 살기 위해 자연을 훼손해야 하는 아이러니를 본다.

 

 

햇볕이 너무 강한 날이었다. 앵자봉까지 갈 생각도 있었지만 몸이 일찍 지쳐 주어고개에서 하품리 방향으로 하산했다. 길을 좋았지만 땡볕 속을 한 시간 넘게 걸어야했다.

 

원점으로 돌아오니 마을 주민 한 분이 대단하다고 감탄을 한다. 당신은 양자산 밑에 살지만 혼자서는 무서워서 산에 못 간다고 주의를 준다. 그 말이 맞는 것도 같다. 만일의 사고가 났을 때 혼자서는 대처하기가 어렵다. 유념해야겠다.

 

* 산행 거리: 8.2km

* 산행 시간: 4시간 45분(휴식 26분)

* 평균 속도: 2km/h

* 산행 경로: 주어리 마을회관 - 양자산 - 주어고개 - 홍계곡 - 주어리 마을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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