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두 발이 보약

샌. 2017. 8. 1. 10:55

사진은 두 발로 찍는다는 말이 있다. 많이 움직여야 좋은 사진이 나온다. 부지런한 사람에게 멋진 장면을 찍을 기회가 자주 찾아오는 법이다. 당연한 말이다.

 

글도 두 발로 쓴다고 한다. 현장을 찾아가는 직접 경험의 중요성을 말하기도 하지만, 걸을 때 헝클어진 생각의 실마리가 풀리기 때문이다. 글이 안 써져 답답할 때 산책을 나가면 저절로 머리가 정리되고 환해진다. 뇌세포가 발바닥에도 있는 것 같다.

 

허리가 삐끗해서 열흘 넘게 고생을 하고 있다. 안 가던 찜질방에 가서 소금 찜질을 하고 물 샤워도 받아보고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움직이는 것보다는 누워 있는 게 제일 편하다. 그러니 집에서는 주로 침대에서 지낸다. 회복 속도가 아주 느리다.

 

어제는 안 되겠다 싶어 집 옆에 있는 학교 운동장에 나갔다. 옆구리의 통증을 무시하고 한 시간 넘게 운동장 둘레를 걸었다. 처음에는 무리가 되는 것 같았으나 한참을 걸으니 몸의 근육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훨씬 부드러워진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 상태가 좋아져 있다. 구부리기 힘들었던 허리도 어느 정도는 굴신이 가능하다. 두 주가 되었으니 나을 때가 되긴 했지만 차도가 확연히 나타난 건 어제의 걷기 때문인 것 같다. 걷기의 효과를 다시 확인했다. 두 발이 보약이다.

 

와사보생(臥死步生),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어느 한의사분이 책 제목으로 사용해서 더 유명해진 말이다. 걷기는 몸만 아니라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약을 먹는 것보다 걷는 게 더 낫다. "두 발이 보약이다." 이것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내 경험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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