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2017 추석

샌. 2017. 10. 4. 20:01

 

동생이 귀향하고 난 뒤 첫 추석이다. 전에는 내 집이었는데, 이제는 동생네 집에 차례를 지내러 간다. 주인에서 객으로 위치가 바뀐 것이다. 어머니 걱정을 덜었으니 더없이 고마우면서, 동시에 뭔가 쓸쓸한 기분도 든다. 그러나 그것은 열에 하나 정도일 뿐이다. 이번처럼 가벼운 귀성은 없었다.

 

특히 명절을 지내고 돌아올 때, 어머니 홀로 남겨두고 떠날 때면 너무 울적하고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이제는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동생에게 감사하기 그지없다.

 

조카들이 와서 차례 준비를 한 덕에 시간 여유가 많았다. 아내와 동네 앞 하천의 산책로를 걷기도 했다. 너무 좋은 일만 바라지만 말자고, 일가정 일걱정이라고 우리를 달랬다. 저녁에는 동생과 바둑도 두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막내가 늦게 왔다.

 

어머니가 군불을 많이 때서 방이 답답했다. 어머니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산다는 게 뭔지, 한숨조차 속으로 사그라들었다. 삶의 무게가 사람마다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잠이 쉬이 들지 않아 수면제 반 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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