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철원 두루미

샌. 2018. 2. 1. 10:22

 

두루미를 보러 철원에 갔다. 전에는 DMZ 안으로 들어갔으나 이번에는 양지리에 있는 두루미 관찰소를 찾았다. 한탄강 둑에 만든 건물에 들어가면 두루미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먹이를 주기 때문인지 강에는 두루미와 고니가 많았다.

 

두루미는 세 그룹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가운데 재두루미 개체수가 제일 많았다. 약 50마리 정도가 한데 모여 열심히 모이를 먹고 있었다. 그리고 좌우에 두루미 가족으로 보이는 무리가 있었다. 거리가 멀었지만 두루미의 고고한 자태를 직접 감상한 것으로 만족했다. 대포 렌즈가 있었으면 하면 아쉬움은 남았다.

 

두루미는 한반도에서 5개월 정도 머물다 3월이면 시베리아로 돌아간다. 전 세계 두루미의 30% 정도가 월동하기 위해 철원평야를 찾는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이번에 철원평야를 찾은 두루미는 900여 마리로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새 보호를 위한 정책이 효과를 보는 것 같아 반갑다.

 

두루미란 이름은 '두루 아름답다'는 뜻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서 있는 모습, 먹이 먹는 모습, 날아가는 모습, 전부 멋있고 아름답다. 언제 봐도 두루미의 우아한 자태는 경탄을 자아낸다. 다만 목소리만 빼고. 역시 신은 모든 것을 다 허락하지는 않은 것 같다.

 

 

 

 

 

 

두루미를 보고 난 뒤에는 고석정으로 가서 한탄강 얼음길을 한 시간 가량 걸었다. 이번 강추위에 한탄강 역시 꽁꽁 얼었고, 그 위에 어제 내린 눈이 살짝 덮여 있었다. 얼음길을 걷는 재미가 각별했다.

 

이곳에서는 지난주에 한탄강 얼음트레킹 축제가 있었다. 고석정과 한탄대교에 있는 인공 빙벽도 볼 만했다. 원래는 주상절리까지 걸어볼 생각이었는데 거리가 멀어 포기하고 되돌아왔다. 제대로 걸으면 편도 7.5km인데 이렇게 얼음으로 변했을 때 그 위를 걷는 맛이 괜찮을 것 같다. 미세먼지와 추위로 집안에만 갇혀 있다가 오랜만에 아내와 시원한 바깥 공기를 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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