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전주 가는 길

샌. 2022. 2. 12. 12:56

이번에 전주 가는 길은 서산과 안면도를 지나는 우회로를 택했다. 두 달 전에 개통한 보령해저터널이 궁금해서였다. 원산도와 대천항을 연결하는 보령해저터널은 길이가 6.9km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해저터널이다. 10년의 공사 기간에 5천 억이 투입되었다.

 

 

안면도 영목항과 대천항 사이에는 원산도라는 섬이 있는데, 영목항과 원산도는 교량으로, 원산도와 대천항은 해저터널로 연결되어 있다.

 

서산을 지나면서 시내에 있는 서산호수공원에 들렀다. 노랑부리저어새가 겨울을 나기 위해 이 호수에 찾아왔다는 보도를 봤기 때문이다. 호수공원은 과거에는 농업 용수로 이용되던 저수지였는데 지금은 시민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호수공원에는 철새 탐조대가 있다. 천연기념물 206-2호인 노랑부리저어새가 날아왔다는 안내문도 붙어 있다.

 

 

가까이에서 노랑부리저어새 두 마리가 열심히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20여 마리 정도가 찾아왔다는데 내가 갔을 때는 네 마리만 눈에 띄었다. 두 마리는 먹이를 찾느라 분주했고, 다른 두 마리는 쉬고 있었다.

 

 

노랑부리저어새를 만난 뒤 안면도를 거쳐 원산도에 들어갔다. 안면도와 원산도는 '원산안면대교'라는 이름의 사장교로 연결되어 있다. 다리 외견은 멋진데 명칭은 억지스럽다.

 

이번에 해저터널로 육지와 이어진 원산도(元山島)는 개발이 한창이다. 새로운 도로가 뚫리고 곳곳이 공사중이다. 마침 '보령해저터널 열리자 원산도는 쑥대밭'이라는 기사가 떴다. 외지인이 몰리는 바람에 지하수 부족과 양식장이 훼손되는 등 주민들이 곤경을 겪는다는 보도다. 점심을 먹기 위해 찾은 음식점에서도 주인장이 섬의 사나워진 인심을 전해준다.

 

원산도에서는 오봉산해수욕장에 들렀다. 백사장이 넓고 깨끗했다. 

 

 

윤슬이 부드럽게 반짝이는 바다였다.

 

 

보령해저터널을 통과한 뒤 무창포IC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진입하여 전주로 향했다.

 

 

다음 날,

 

시내 아중리(여자만민물장어)에서 만남을 갖고 돌아갈 때는 아내와 전주천을 걸었다. 남천교에서부터 백제대교까지였다.

 

 

전주고속버스터미널 안에 영풍문고가 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가 없었다.

 

 

 

다다음 날,

 

오전에 다시 전주천과 동네 골목을 산책했다. 날씨는 봄날처럼 따스해졌는데 이런 날은 여지없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

 

 

골목 어귀의 '금쪽같은 내 부모님'이라는 간판 앞에서 발길이 멈췄다.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TV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듯한데 과연 부모도 내 새끼 대하듯 금쪽같이 여길 수 있을까, 나를 돌아보며 고개를 저었다.

 

내 새끼나 내 손주를 이뻐하는 것이야 누구나의 일이 아니던가. 반면에 위로 부모와 옆으로 형제를 살피는 일에는 아무래도 소홀해지기 쉽다. 여기는 인성의 자연스러운 발로가 아니라 노력이 필요하다. 애쓰건만 때로는 오해를 받고 내 뜻과는 다른 결과가 생기기도 한다. 아무튼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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