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무리를 했던 것 같다. 세 번의 모임이 있었고, 연이어 고향에 내려가 산소 일을 했다. 그 뒤부터 목이 따끔거리며 몸살기가 나타났다. 두통이 동반되고 콧물도 나왔다. 다행히 심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에어컨이 문제였다. 특히 기원에서 바둑을 둘 때 냉기가 심했다. 늘 갖고 다니던 팔 토시가 그때는 없어서 에어컨의 찬 바람에 오래 노출되었다. 여기에 피로가 겹치니 몸살감기가 생긴 것이다. 스스로 돌아보는 자가 진단이다.
한 달 넘게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 고생하는 분이 이웃에 있다. 나도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빨리 가라앉고 있다. 몸살이 시작되면 증세가 심해지다가 사나흘 뒤 정점을 찍고 서서히 사라진다. 내 경우는 통상 두 주 정도는 걸린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작 단계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않았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닷새만에 거의 회복한 셈이다. 다행이다.
어지간해서는 매일 쓰는 블로그 일기를 거르지 않는데 이번에 이틀이나 멈추었다. 컴퓨터 앞에 앉을 의욕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일은 엄두도 낼 수 없다. 작은 몸살에도 이렇듯 일상이 무너지는데 중병에 걸리면 어떻겠는가. 몸이 아프면 만사휴의(萬事休矣)가 된다. 아파봐야 건강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무엇보다 건강이 제일 소중하다. 여기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인간의 건강과 수명이다. 개인의 의지와 노력이 어느 정도 작용하겠지만 한계가 있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라면 주어지는 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도리가 없다는 얘기다. 또한 육체 건강은 정신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대체로 사람들은 몸을 돌보는 것만큼 마음을 보살피지 않는다.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다.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어쨌든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았다는 것은 내 몸이 회복되었다는 증거다. 이번 몸살은 찾아왔다가 힘도 못 쓰고 스러지고 있다. 여기에는 백수의 효과도 있을 것이다. 과거 직장 생활할 때는 아파도 출근해서 일을 해야 했다. 쉬지 못하니 쉬이 낫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빈둥거릴 수 있다. 몸살 친구도 나 같은 놈을 만나면 지겨워서 하루속히 떠나가고 싶어 할 것이다. 피차에 잘 된 일이다. 덕분에 이 며칠 사이에 몸무게는 2kg이 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