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안흥지 애련정

샌. 2012. 1. 13. 07:52


이천에 있는 안흥지(安興池)는 지역에서 안흥방죽으로 불리는 오래된 저수지다. 방죽은 방축(防築)이 순화되어 불리는 이름이다. 조선 세조 때 축조되었는데 우리나라 연못의 전형적인 모습인 사각형으로 되어 있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 둘레 길이가 1250척(약 400m)으로 기록되어 있다.

 

안흥지는 질 좋은 이천 쌀을 생산하는 논에 물을 공급했다. 당시 조선시대 대신들은 안흥지 인근의 논을 소유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다고 한다. 한때 수원 고갈로 폐허가 되었으나 10여 년 전에 복구공사를 벌여 옛 모습을 되찾은 유서 깊은 저수지다.

 


안흥지 한가운데 있는 작은 섬에 애련정(愛蓮亭)도 복원되어 있다. 애련정이 언제 세워졌는지는 분명치 않으나성종 5년(1474)에이천 부사 이세보(李世珤)가 중건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이때 정자 옆 습지에 연꽃을 심고 영의정 신숙주에게 부탁하여 '애련정'이라는 명칭을 받았다고 한다.

 

역대 임금들이 여주에 있는 영릉 행차 길에 이천행궁에 머무를 때면 이 애련정에 꼭 들렀다고 실록에 전한다. 그리고 많은 시인 묵객들도 애련정의 경치를 노래했다. 서거정(徐居正)의 시는 돌에 새겨져 있다.

 

誰續염翁說愛蓮

名亭端合古人賢

君應似德平生好

我亦虛心抵死憐

結子已聞圓似斗

開花曾見大於船

更須勤着栽培力

風月前頭興自顚

 

누가 염옹을 이어서 애련을 말하였는가

정자 이름은 단연코 옛 사람의 어짐에 어울리네

그대는 응당 덕이 닮아 평생을 좋아하리라

나 또한 마음을 비워 죽을 때까지 사랑하리라

맺은 열매는 둥글기가 곡식 담는 말 같고

핀 꽃은 배 같음을 일찍이 보았노라

다시 모름지기 재배하는데 힘쓰니

풍월 앞에 흥이 저절로 미치리라

 



안흥지 둘레에는 옛 선정비가 즐비하다. 유학의 근본이 정명(正名)이거늘, 저들은 선정(善政)이 무언지 반성하고 고민이라도 해 보았을까? 오늘날이라고 달라진 건 없다.

 

'사진속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 설날  (0) 2012.01.24
대금산에 오르다  (0) 2012.01.19
설봉산에 오르고 온천욕을 하다  (0) 2012.01.10
모과 사형제  (0) 2011.12.30
눈 내린 산길을 걷다  (1) 2011.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