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설봉산에 오르고 온천욕을 하다

샌. 2012. 1. 10. 08:18


이천에 있는 설봉산(雪峯山)은 따스한 추억이 있는 산이다. 갑자기 그곳에 다시 가고 싶어졌다. 오후가 되어서야 아내와 집을 나섰다. 이런 게 백수의 좋은 점이다. 마음만 먹으면 어느 때라도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다.

 

산 아래 있는 설봉공원은 예전과 달리 깔끔하게 단장되었다. 건물도 많이 들어섰다. 너무 많이 변해 전에 올랐던 입구는 찾지를 못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른쪽 길을 따라 산에 들었다. 설봉산 산림욕장이라는 나무문을 지났다.

 



호암약수터를 지나 능선에 오르면 설봉산성(雪峯山城)이 나타난다. 유물로 볼 때 삼국시대 백제의 석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산성 둘레는 약 1km이고, 칼바위 부근에 장대 건물터도 발견되었다.

 



두 개의 판석이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생겼다. 칼바위 부근에 있는 소나무들이 시원했다.

 


설봉산은 높이 394m의 아담한 산이다. 이 정도가 우리한테는 알맞다. 정상에서는 설봉공원과 이천 시내가 내려다 보였다. 그러나 전망이 흐린 날이었다.

 


설봉산 중턱에 영월암(映月庵)이 앉아 있다. 신라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데 암자라고 하기에는 꽤 큰 절이다. 대웅전 뒤에 고려시대 때 만들어진 마애불입상이 있다.

 



바위에 새긴 마애불 표정이푸근하다. 부처님이라기보다는 마음 넉넉한 이웃집 아저씨 같다. 세련된 예술미는 없지만 소박한 민중의 염원이 담긴 부처님이시다. 키 9.6m로 고려 전기에 제작된 불상이다. 그러나 머리나 옷 모양으로 보아 나한상이나 조사상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영월암에서 기이한 느티나무를 만났다. 줄기가 바위 사이를 뚫고 지나갔는데,바위인지 나무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둘은 한몸이 되어 있다. 수백 년의 세월을 함께 하다 보면 나무는 바위가 되고, 바위는 나무가 되는지도 모른다.

 


산길을 걸은 뒤 이천 쌀밥의 한정식으로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스파 플러스'에서 온천욕을 즐겼다. 기분 좋고 개운해진 하루 나들이였다. 다음에는 설봉산 능선 전체 라운딩을 해보고 싶다.

 

* 걸은 시간; 2시간(13:00 - 15:00)

* 걸은 경로; 설봉공원 - 호암약수터 - 설봉산성 - 칼바위- 연자봉 - 정상 - 영월암 - 설봉서원 - 설봉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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