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주권국가 맞아?

샌. 2012. 10. 9. 08:30

미국과 미사일 사거리 연장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기존의 300km에서 이제는 800km까지 나가는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거리가 어떻게 되는 것보다도 미사일을 만드는데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더 희한하고 자존심이 상했다.

 

이웃 나라를 보면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은 1만km가 넘게 날아가는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 대포동 미사일도 8천km나 되는 사거리를 갖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만 아직 백km대에서 놀고 있다. 로켓 연료로 무엇을 쓰느냐도 미국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 신세다.

 

국가 간의 복잡한 이면 사정을 알지는 못한다.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제한을 두는 국제간의 협약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자율의 문제다. 능력이 있지만 스스로 개발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는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직 전시작전권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나라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전쟁이 나도 내 나라 군대를 마음대로 지휘하지도 못한다. 노무현 정권 때 전시작전권을 회수하려고 했으나 보수층의 반대에 부딪혔다. 다른 나라를 탓할 수도 없다.

 

제주도 해군 기지 건설이나 미사일 사거리 연장 같은 군비 경쟁을 찬성하는 건 아니다. 그것 이전에 군사적 자주권을 먼저 확보하라고 말하고 싶다. 미국의 보호와 간섭에서 독립하는 게 우선이다. 자주국방을 외친 지가 언젠데 아직 이 모양이다. 대체 주권국가가 맞기나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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