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화를 내라, 그러나 잘 내라

샌. 2012. 11. 22. 09:09

내 단점은 불뚝 성질이다. 얘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큰소리를 치며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밖에서는 얌전한데 집 식구에게 그런다. 전형적인 졸장부의 모습이다.

 

전에는 잘 참아주던 아내가 이젠 같이 맞받아친다. 부부싸움으로 확전이 되기도 한다. 말투 하나에서 시작하여 집안에 찬바람이 분다. 내 불뚝 성질은 아내의 가장 큰 스트레스다.

 

심리학을 공부하는 아내는 내 안에 무언가 억압을 받고 있는 게 있다고 말한다. 나는 아니라고 변명하지만 속으로는 그럴 수도 있다고 인정한다.

 

잘못된 습관을 고치고 싶지만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게 아니어서 괴롭다. 겉으로 나타나는 것과 달리 마음은 그렇지 않는 걸 아내도 알 것이다. 따뜻이 대하고 싶은데 이상하게 말은 반대로 나온다.

 

어제도 작은 폭풍이 지나갔다. 아내가 외출하고 나서 보니 책상 위에 책 한 권이 놓여 있다. 날 보라고 아내가 두고 나간 것이다. 무슨 책 제목이 이리 절묘한지....

 

"화를 내라, 그러나 잘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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