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41]

샌. 2013. 7. 27. 07:51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 구실이란 집에서 사는 게 아름다운 거야. 사람 구실이란 집을 골라 잠을 잘 줄 모르면 뉘라서 지혜롭다 하겠나!"

 

子曰 里仁爲美 擇不處仁 焉得知

 

- 里仁 1

 

 

이을호 선생은 '리(里)'를 '동네'가 아니라 '산다'는 동사로 해석하고 있다. 그래서 '리인(里仁)'은 '사람 구실이란 집에서 산다'가 된다. <맹자> 이루상(離婁上) 편에 '인(仁)이란 사람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집이요, 의(義)란 사람들이 바르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仁 人之安宅也 義 人之正路也].'라는 구절이 있다. 인(仁)을 '사람 구실이란 집'으로 해석하는 근거다. 어떤 것이든 뜻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자 사상의 핵심 중 하나가 인(仁)이다. 밥 한 그릇을 먹는 짧은 동안에도 인(仁)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인(仁)을 파자하면 '사람 인'(人)과 '둘 이'(二)로 되어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져야 할 올바른 마음이 인(仁)이 아닐까 싶다. 즉,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안으로는 배움을 통한 자기 수양, 밖으로는 이웃 사랑으로 나타나는 게 인(仁)이다. 자기 수양은 극기의 길이고, 이웃 사랑은 실천의 길이다. 보통 사람은 이 인(仁)을 하루도 제대로 지키기 어렵다고 했다. 인(仁)을 단순히 '어짊'이나 '사랑'으로 표현하는 것은 뭔가 부족한 것 같다.

 

이 구절에서 공자가 꿈 꾼 공동체를 본다. 그것은 인(仁)의 가치가 존중 받는 세상이었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대동사회였다. 춘추전국이라는 약육강식의 시대에서 공자가 이르려고 한 것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세상이었다. 그러자면 각자가 사람다워져야 했다. 공자가 그토록 배움을 강조한 이유였다. 자본의 가치에 매몰된 이 탐욕의 시대가 춘추전국시대보다 어쩌면 더 살벌한지 모른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기초는 잃어버린 인간성 회복에 있는 건 아닐까? 아무리 외과 수술을 한들 뿌리가 썩었으면 희망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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