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63]

샌. 2014. 1. 8. 09:05

맹무백이 물었다. "자로는 사람답게 되었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모르겠는데요." 다시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제후국의 국방장관쯤 됨직하지만, 사람답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염구는 어떻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구는 도지사나 국장쯤 됨직하지만, 사람답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적은 어떻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예복을 갖추고 외국 사신쯤 접대함직하지만, 사람답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孟武伯問 子路仁乎 子曰 不知也 又問 子曰 由也 千乘之國 可使治其賦也 不知其仁也 求也何如 子曰 求也 千室之邑 百乘之家 可使爲之宰也 不知其仁也 赤也何如 子曰 赤也 束帶立於朝 可使與賓客言也 不知其仁也

 

- 公冶長 5

 

 

'사람됨[仁]'에 대한 공자의 잣대는 무척 엄격하다. 노나라 대부인 맹무백의 질문에 공자는 자로, 염구, 자화 모두 '사람됨'의 차원에서는 부족하다고 대답한다. 자로는 국방을, 염구는 행정을, 자화는 외교를 맡기에 넉넉한 인물들이다. 그러나 관리가 되는 것과 사람됨은 별개다. 공자가 말하는 인(仁)은 존재론적 측면에서의 완전한 인격체를 가리키는 것 같다.

 

다른 곳에서 안회가 인에 대해 묻자 공자는 '자기를 이기고 예로 돌아가는 것[克己復禮]'라고 답했다. '극기(克己)'라는 말은 자기 포기와 정진을 나타내는 치열한 용어다. 참사람이 되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공자가 말한 인의 기준에 합당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공자 당시에도 오직 안회만이 인한 사람이라는 칭찬을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 소아(小我)를 완전히 버렸다는 것은 거의 종교적 경지다. 인은 인간이라면 마땅히 어떠해야 한다는 지표 같은 것이다. 아무나 성인(聖人)이 될 수 없다. 거기에 도달했느냐 안 했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인생의 의미도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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