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72]

샌. 2014. 3. 3. 07:27

선생님 말씀하시다. "말을 꾸며대며 얌전한 체 굽실굽실하는 짓을 좌구명은 수치로 여겼다. 나도 수치로 여긴다. 원한을 품은 채 친구인 체하는 짓을 좌구명은 수치로 여겼다. 나도 수치로 여긴다."

 

子曰 巧言令色足恭 左丘明恥之 丘亦恥之 匿怨而友其人 左丘明恥之 丘亦恥之

 

- 公冶長 14

 

 

꾸미거나 위선을 떠는 삶을 공자는 싫어했다. 정직한 사람이란 겉과 속이 일치한다. 없으면서 있는 척, 모르면서 아는 척, 싫으면서 좋은 척하는 행동은 자신을 과시하거나 또는 아부해서 이득이나 대가를 바랄 때 하는 짓이다. 인간이라면 모름지기 이를 부끄러워해야 한다. 자신에게 솔직한 것이 사람됨의 바탕이다.

 

<논어>에 여러 번 나오는 '교언영색(巧言令色)'은 아첨과 가식을 가리키는 대명사다. 이어서 나오는 '주공(足恭)'은 과공(過恭)과 같은 뜻이다. 공손함이 지나쳐 굽실굽실하게 되면 아첨하는 것이고,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앞에 나왔던 미생의 일화도 이것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된다. 없으면 없다고 하면 되지, 굳이 이웃에서 빌려다 준 것은 자신의 평판을 생각한 위선으로 공자는 보았다. 속으로는 원한을 품고 있으면서 친한 척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겉모습은 부드러운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삐걱거리게 마련이다. 공자의 정직은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약간의 꾸밈도 용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정직의 원리원칙이라고 할 만하다. 공자가 말하는 인간됨에서 정직을 빼놓을 수는 없다. 공자 사상의 핵심인 '충(忠)'과 직접 연결되는 게 정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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