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73]

샌. 2014. 3. 9. 17:06

안연과 계로가 선생님을 모시고 있을 때, 선생님 말씀하시다. "너희들 소원을 한 번 말해 보련?" 자로가 말했다. "수레나 망아지나 예복이나 가벼운 가죽옷들을 친구들과 한께 쓰다가 부수어지더라도 나는 서운할 것 없습니다."  안연이 말했다. "잘한 것을 내세우고 싶지도 않고, 남에게 수고를 끼치고 싶지도 않습니다." 자로가 말했다. "선생님의 말씀도 듣고 싶습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늙은이를 편안하게 해 주고, 친구들과는 신의로 맺고, 어린이들이 따르도록 하련다."

 

顔淵季路侍 子曰 합各言爾志 子路曰 願車馬衣輕구 與朋友共 폐之而無憾 顔淵曰 願無伐善 無施勞 子路曰 願聞子之志 子曰 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

 

- 公冶長 15

 

 

스승과 제자 사이의 대화가 정겹다. 따스한 봄날에 소풍이라도 나가서 담소하는 분위기다. 당시에 공자가 제자를 가르치는 방식이 이랬을 것이다. 대화를 통해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는 건 소크라테스의 산파술과 흡사하다.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진리를 끄집어내 주는 것이 참스승의 역할이다. 산파로서의 스승과 대화를 하다 보면 제자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아차리게 된다.

 

두 제자의 말에서 자로와 안연의 개성이 완연히 드러난다. 자로는 의리로 뭉친 사나이고, 반면에 조용한 선비 스타일이 안연이다. 둘은 바라보는 방향은 같겠지만, 걸어가는 길은 다르다. 그런데 스승의 대답을 보면 공자가 사람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시했는지 알 수 있다. 노인이 편안하고, 어린이는 사랑으로 감싸주고, 사람들 사이에는 신뢰가 있는 세상, 이것이 바로 공자가 꿈꾼 세상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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