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75]

샌. 2014. 3. 21. 09:30

애공이 물었다. "학문을 좋아하는 제자는 누구입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안회란 애가 있어 학문을 좋아했지요. 가난 속에서도 투덜대는 일이 없었고, 허물도 두 번 다시 짓는 일이 없더니, 불행히도 일찍 죽고 시방은 없습니다. 아직은 학문 좋아한다는 애의 이야기를 못 듣고 있습니다."

 

哀公問 弟子孰爲好學 孔子對曰 有顔回者好學 不遷怒 不貳過 不幸短命死矣 今也則亡 未聞好學者也

 

- 雍也 1

 

 

이번에는 애공이 호학(好學)에 대해 묻는다. 호학이 배움을 좋아한다는 의미를 넘어 삶으로 실천해야 하는 것임을 공자의 대답에서 다시 확인한다. 공자는 안회를 떠올리며 호학하는 사람의 두 가지 특징을 말한다.

 

'불천노(不遷怒)'는 화를 다른 대상에게 옮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소인은 계속해서 투덜대고 화풀이를 한다. 마당의 강아지라도 걷어차야 한다. 화를 내되 마음에 담아두지 않아야 '불천노'가 가능하다. 이때의 마음은 거울과 같다. 대상이 사라지면 상도 없어진다. 마음도 그와 같아서 무슨 일에서든 잔상이 남지 않아야 한다.

 

'불이과(不貳過)'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것 역시 보통 사람이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잘못된 줄 알면서도 습관 때문에 고치지 못 하는 게 한둘이 아니다. 비근한 예로 술, 담배로 인한 무수한 결심을 생각해 보라. 그러나 안회는 두 번 다시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았다고 한다. 성인의 경지가 아닐 수 없다.

 

이렇듯 호학은 완전한 인격체를 지향한다. 호학이라는 말 속에는 자기완성을 향한 치열한 극기가 포함되어 있다. 유교에서 '학(學)'이 얼마나 엄격한 의미로 사용되는지 알 수 있다. 공자는 말했다. "이 세상에서 나만큼 호학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단한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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