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76]

샌. 2014. 3. 27. 11:21

자화가 제나라로 사신 갈 때 염선생이 그의 어머니를 위하여 식량을 청한 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한 가마니쯤 보내지." 좀 더 청한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한 섬쯤 보내렴." 염선생이 열 섬의 곡식을 보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적이 제나라로 갈 제 살찐 망아지를 타고 가벼운 털옷을 입었다. 나는 들었다. '참된 인간은 급한 경우를 모면할 뿐 재물을 늘리지 않는다'고."

 

子華 使於齊 염子 爲其母請粟 子曰 與之釜 請益曰 與之庾 염子與之粟五秉 子曰 赤之適齊也 乘肥馬 衣輕구 吾聞之也 君子周急 不繼富

 

- 雍也 2

 

 

자화가 제나라에 사신 가는 대가로 염선생이 공자에게 곡식을 청했다. 염선생은 공자가 주라고 하는 것보다 열 배나 더 많은 양을 자화의 집에 보냈다. 제멋대로 한 제자에게 공자는 언짢았을 것이다. 심하게 질책할 것 같은데 공자의 반응은 의외로 부드럽다. 자화가 제나라로 갈 때 살찐 말을 타고 좋은 털옷을 입었다는 것은 자화가 그만큼 부자라는 뜻이다. 여유가 있는데도 더 탐하는 것은 군자의 도리가 아니다. 그리고 옛말을 들어 자신의 뜻을 드러낸다. "군자는 급한 경우를 모면할 뿐 재물을 늘리지 않는다[君子周急 不繼富]." 이 말 속에는 참된 인간이라면 부자가 되기 어렵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성경의 예수님 말씀도 비슷하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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