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되는 대로 살거라

샌. 2014. 6. 4. 08:52

고향에 홀로 계신 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드리면 "너희는 별일 없냐?"라는 대답이 바로 돌아온다. 요즘은 그 뒤에 꼬리가 하나 더 붙었다.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되는 대로 살아라.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니다."

 

어머니는 되는 대로 살라고 하실 분이 아니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걸 온몸으로 보여주는 분이시다. 또 이런 말도 하신다. "살아보니 돈도 다 필요 없더라. 건강만 하면 아무것도 문제 안 된다."

 

되는 대로 산다는 게 인생에 대해 무책임한 것 같지만 어머니 삶의 지혜에서 나온 충고의 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인생에는 인간의 노력으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 안 되는 걸 되게 만들려고 하는 데서 갈등과 다툼이 생긴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대로 받아들이고, 되는 건 되는 대로 받아들이면 살아가는 일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요사이 느끼는 바다.

 

수해가 나서 온 마을이 다 떠내려가고 주민들은 학교 교실에 대피했다. 어른들은 울고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느냐며 근심으로 잠을 못 이루지만, 아이들은 그 소란에도 장난치며 뛰어다닌다. 같은 상황인데 어른과 어린이는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 그렇다고 성인에게 어린아이가 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른과 아이의 중간쯤 되는 적당한 지점은 있을 것이다.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하고 나서 '케세라세라'를 듣는다.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When I was just a little girl

I asked my mother

What will be?

Will I be pretty?

Will I be rich

Here's what she said to me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The future's not ours to see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When I grew up and fell in love

I asked my sweetheart

What lies ahead?

Will we have rainbows?

Day after day?

Here's what my sweetheart said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The furture's not ours to see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Now I have children of my own

They ask their mother

What will I be?

Will I be handsome?

Will I be rich?

I tell them tenderly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The furture's not ours to see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내 나이 아주 어릴 때

어머니에게 물었어요

난 커서 뭐가 될까요?

내가 예뻐질 수 있을까요?

부자가 될까요?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어요

케세라세라

무엇이 되든지 간에

미래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케세라세라

무엇이 되든지 간에

 

내가 자라서 사랑에 빠졌을 때

난 내 연인에게 물었어요

우리 앞에 무엇이 있을까?

무지개가 있을까?

날마다?

내 연인은 이렇게 말했어요

케세라세라

무엇이 되든지 간에

미래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케세라세라

무엇이 되든지 간에

 

내가 아이들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들이 내게 물었어요

커서 무엇이 될까요?

멋있게 될까요?

부자가 될까요?

난 아이들에게 다정하게 말했죠

케세라세라

무엇이 되든지 간에

미래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케세라세라

무엇이 되든지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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