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여덟 단어

샌. 2014. 6. 26. 09:18

20, 30대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지은이는 광고 크리에이트브 디렉터인 박웅현 씨다. 부제가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로 붙어 있는데, 인생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여덟 단어의 키워드로 풀이하고 있다.

 

1. 자존(自尊) - 당신 안의 별을 찾으셨나요?

 

2. 본질(本質) -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3. 고전(古典) - Classic, 그 견고한 영혼의 성(城)

 

4. 견(見) - 이 단어의 대단함에 대하여

 

5. 현재(現在) - 개처럼 살자

 

6. 권위(權威) -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지 말자

 

7. 소통(疏通) -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힘

 

8. 인생(人生) -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 닿은 곳에 싹 틔우는 땅버들 씨앗처럼

 

여덟 개의 단어에서 보듯 이 책은 처세술을 가르치거나 값싸게 인문학을 파는 책이 아니다. 젊은이들에게 삶의 기본에 충실하고 본질을 중시하라고 말한다. 시류에 휩쓸리기보다 무소의 뿔처럼 당당하게 살아가는 젊은이가 될 것을 충고한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은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신문기자가 되기 위해 입사 시험 준비를 할 때 제일 중요한 시사상식 공부는 마다하고 <안나 카레리나>를 읽었다고 한다. 결과는 낙방이었다. 이런 고집과 진지함이 지은이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준다. 그러나 기자가 못 된 대신 광고계로 나가 나름의 세계를 개척하였다. 

 

책에는 좋은 말이 많이 나온다. 그중 하나가 선택에 대한 지은이의 명료한 설명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러나 완벽한 선택이란 없다. 옳은 선택은 없다는 말이다. 선택을 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이다."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선택을 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돌아보지 않는 자세다. 지금 있는 상황에서 무엇이 최선인지 생각하고 실천하는 게 제일 좋은 자세인 것이다.

 

"인생을 멋지게 살고 싶다면, 강자한테 강하고 약자한테 약해져라." 이 말도 멋있다. 강자한테는 당당하게 고개 들고 약자한테는 푹 숙여라. 바깥에 있는 권위는 내 안의 입법자로부터 비준을 받아야 한다. 이것은 자존감과도 연관된 문제다. 얼마나 귀한 청춘이고 인생인데 남의 기준에 맞춰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권위에 도전하지 않으면 젊음이 아니다.

 

지은이는 인내하고 노력하면 모든 걸 얻을 수 있다는 성공 철학으로 사람을 현혹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생에는 우리가 개입할 수 없는 영역이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운명을 사랑하는 게 자존의 바탕이다. "인생은 개인의 노력과 재능이라는 씨줄과, 시대의 흐름과 시대정신 그리고 운이라는 날줄이 합쳐서 직조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의지와 노력과 재능이라는 씨줄만 놓고 미래를 기다립니다. 치고 들어오는 날줄의 모양새는 생각도 안 하고 말입니다."

 

행복은 풀과 같다. 풀은 사방천지에 다 있다. 행복도 그렇다. 풀은 생명력이 강하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긍정적인 풀의 생명력 덕분에 우리가 살아가듯 어떤 조건에서도 행복을 찾아낸다면 살아가는 게 그렇게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지은이는 고미숙 씨의 글을 인용해 이렇게 말한다.

 

"행복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 그 자리를 행복의 공간으로 만드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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