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93]

샌. 2014. 7. 23. 07:33

선생님 말씀하시다. "술잔이 술잔답지 않으면 술잔일까! 술잔일까!"

 

子曰 고不고 고哉 고哉

 

- 雍也 19

 

 

이 말은 사람이 사람답지 못함에 대한 공자의 한탄일 것이다. 어느 날 제나라 경공이 나라를 잘 다스리는 길에 대해 물었을 때,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며,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며, 자식은 자식다워야 합니다[君君 臣臣 父父 子子]." 공자가 강조하는 것 중 중요한 것이 이 '~답다'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이름에 걸맞은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가 있는 것이다. 각자가 자신의 길을 성실히 걸어간다면 나라는 저절로 바로 서게 된다. 이것이 공자의 도덕정치다.

 

그러나 지배층은 '답다'는 걸 오용하여 피지배 계급이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하게 만드는 데 이용한다. 전 시대의 충과 효에 대한 강조가 그러했다. 신분 사회에서 제 역할 강조는 공자의 본래 뜻이 오도될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 위치에 관계없이 제일 되는 기본은 '인간다움'의 가치다. 이 바탕 위에서만 정명(正名)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사람답지 못하면 사람일까!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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