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WR124

샌. 2015. 12. 21. 11:58

 

우주에는 온갖 종류의 별들이 모여 산다. 그중에서 울프-레이예(Wolf-Rayet) 별이라 불리는 매우 극적인 삶을 사는 별이 있다. 울프-레이예는 태양 질량의 20배가 넘는 거성으로 뜨겁고 격렬하게 에너지를 방출한다. 표면 온도가 수만 도에 이르는데 거센 항성풍이 별의 물질을 우주로 흩날린다. 손실량이 태양의 10억 배나 된다. 그래서 별의 수명은 수백만 년에 불과하다. 보통 별 수명의 천분의 일밖에 안 된다. 사람으로 치면 한 달도 못 사는 셈이다. 울프-레이예는 별 중에서 가장 굵고 짧게 산다. 최후는 장렬한 초신성 폭발로 막을 내릴 것이다.

 

WR124는 울프-레이예 별에 속한다. 별에서 날아간 물질들이 별 주위에 성운을 이루고 있다. 지금도 초속 수천 km의 속도로 팽창 중이다. 성운의 지름은 6광년 정도이고, 분출이 시작된 지 2만 년 정도 지났다. 중심부에 있는 WR124는 처음에는 태양 질량의 25배 정도였지만 지금은 9배로 줄어들었다. 아마 수소는 대부분 소실되고 헬륨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허블망원경이 찍은 이 WR124 사진이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천체사진으로 뽑혔다. 현란한 불꽃놀이를 보는 것 같다. 수억 년 뒤에는 저기서 다시 별들이 태어나고, 한 특별한 행성에서는 우주의 신비에 경탄하는 생명체가 나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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