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빈집

샌. 2017. 6. 17. 11:07

고령사회가 되면서 일본의 빈집이 800만 채가 넘는다는 보도가 있었다. 전체 주택 수 대비 비율로는 13.5%에 해당한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경향이 지속되면 2030년에는 전체의 1/3이 빈집으로 변한다고 예상한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 없는 것이 우리도 마찬가지다. 농촌의 인구 감소로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가 이미 수두룩하다.

 

이것은 어찌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인 것 같다. 젊은 사람이 농촌에서 살 리가 없다. 수입, 자녀교육, 문화생활 등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귀농 지원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농촌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되었다.

 

도시인은 전원생활을 그리워한다. 닷새는 도시에서, 이틀은 시골에서 보내는 '5도2촌'이라는 말도 있다. 그런 삶은 도시인의 로망이다. 그러나 누구나 세컨드 하우스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인의 전원 욕구와 농촌의 빈집을 연결해 줄 수는 없을까? 기본적인 거주가 가능하게 집주인과 협의하여 정부가 수리를 지원한다. 그런 다음 도시인에게 싼값으로 임대를 놓는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제도가 아닐까.

 

경제 여건이 안 돼서 부득불 도시에만 머물수밖에 없는 은퇴자를 많이 본다. 요양을 하거나 텃밭을 가꾸고 싶은 사람도 많다. 그러므로 수요는 충분하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느냐에 달려 있다. 러시아에서는 '다차'라고 해서 주말은 가족과 함께 시골에서 보내는 문화가 보편화 되어 있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근교에 작은 주택을 두고 채소를 가꾸며 휴식을 취한다. 전에는 러시아는 땅이 넓으니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나라도 빈집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나도 세컨드 하우스를 찾고 있지만 땅을 사고 집을 지을 생각을 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 기존의 집은 대개 크고 비싸며, 임대는 거의 없다. 농촌에 빈집이 늘어난다는 보도를 보면 무척 안타깝다. 개인이 농촌주택을 사고 리모델링을 하자면 역시 경비가 만만치 않다. 국민의 행복을 고려한다면 정부에서 재정 지원을 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농촌을 살리자면 어쨌든 사람이 들어와 살아야 한다. 도농이 함께 상생하는 길을 적극적으로 찾을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 정책의 기본이 국민의 행복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빈집 활용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고려해 볼 만하다.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인문 정신은 차가운 시멘트 위에서 생기지 않는다. 주말이면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시골집에 내려가 텃밭을 가꾸고 자연 속에서 지낸다면 심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은 교육이 없다.

 

나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오기를 기대해 봐도 될까? 황폐해가는 버려진 빈집이 아깝다. 폐가는 우선 보기에도 좋지 않다. 빈집 활용은 국민 행복의 차원에서 검토해 볼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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