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256]

샌. 2017. 10. 1. 12:39

선생님 말씀하시다. "현명한 사람은 세상을 피하고, 그 다음은 지방을 피하고, 그 다음은 눈치를 피하고, 그 다음은 말을 듣고 피한다."

 

子曰 賢者避世 其次避地 其次避色 其次避言

 

- 憲問 25

 

 

공자의 말이 아니라 도가의 글을 보는 것 같다. 자신의 몸을 보신하기 위해서 은둔하는 것을 공자는 비판했다. 그러나 <논어> 태백편에서 "찌우둥거리는 나라에는 들어가지 말고, 어지러운 나라에는 살지 말고, 정치 질서가 섰을 때는 나서야 하고, 질서가 깨지면 숨어야 한다[危邦不入 亂邦不居 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라고 했으니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도 아니다. 세상이 완전히 망가지고 무도하다면 차라리 숨는 게 낫다는 뜻이겠다. 그런데 공자가 실제 그렇게 행동한 적은 없었다.

 

현자피세(賢者避世)는 나도 여주로 내려가면서 써먹은 구절이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라는 백석의 시 구절도 자주 인용했다. 지금은 내 멋대로 오독했다는 걸 부끄럽게 생각한다. 값싼 위로는 되었을지언정 진정한 속내의 변화는 아니었다. 멀리 지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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