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258]

샌. 2017. 10. 16. 12:20

선생님이 위나라에서 경쇠를 치고 있을 때 바구니를 들어 메고 공 선생 집 앞을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마음이 있나 보다! 경쇠 치는 것을 보니!" 얼마쯤 있다가 "비루하군! 땡땡거리는 소리가! 몰라주면 그만두면 그만이지.깊으면 잠방이로 얕으면 걷어올리지." 선생님 말씀하시다. "과연 그렇군! 따질 수도 없는 말이다."

 

子 擊磬於衛 有荷궤而過孔氏之門者 曰 有心哉 擊磬乎 旣而曰鄙哉 갱갱乎 莫己知也 斯已而已矣 深則려 淺則揭 子曰 果哉 末之難矣

 

- 憲問 27

 

 

공자의 경쇠 소리를 듣고 마음을 알아보는 사람도 대단하다. 이 사람은 공자와는 결이 다른 은둔형이다. 이 사람이 볼 때 공자의 처신은 못마땅하다. 굳이 현실에 참여하여 세상을 바꾸려 애쓰는 게 가련하게 보였을 수 있다. 공자도 세상을 바라보는 방향이 다름을 인정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다. 어느 쪽이 옳다고 따질 일이 아닌 것이다.

 

당시의 공자를 지금에 비유하자면, 현실 정치에 뛰어든 운동권 그룹의 리더 같다는 느낌이 든다.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 하나로 덤벼드는 온건한 이상주의자다. 그러나 제자들은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바구니를 멘 사람과 공자는 이념이라기보다는 기질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나는 바구니를 멘 사람 쪽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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