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264]

샌. 2017. 11. 30. 09:42

진나라에서 식량이 떨어지자 따르던 사람들이 시들시들 일어나지 못하므로 자로가 뿌루퉁한 얼굴로 말했다. "훌륭한 인물들도 궁한 때가 있는가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참된 인간들에게도 본래 궁한 때가 있는데, 하찮은 사람들은 궁하면 함부로 하느니라."

 

在陳絶糧 從者病 莫能興 子路 온見 曰 君子亦有窮乎 子曰 君子固窮 小人 窮斯濫矣

 

- 衛靈公 2

 

 

'군자고궁(君子固窮)'을 전에는 '군자는 궁함을 고수한다'로 해석했다. '자발적 가난'을 스스로 선택하고 지켜나간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공자는 부유할 때도 있고 빈천할 때도 있다고 봤지, 어느 한 편을 두둔하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여기 해석이 바른 것 같다. "군자에게도 궁한 때가 있다." 문제는 궁함을 대하는 태도에서 군자와 소인이 구별 된다. 군자는 궁함을 불편하게 여기지 않는다. 반면에 소인은 궁해지면 함부로 행동한다. 환경이나 처지의 변화에 휘둘리지 않는 줏대를 가졌을 때 군자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공자 일행의 고생이 극심했던 것 같다. 먹을 양식이 떨어져 움직일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공자에게 대놓고 핀잔할 사람은 자로밖에 없다. "훌륭한 인물들도 궁한 때가 있는가요?" 듣기에 따라서는 모욕을 느낄 만한 말투다. 이에 대한 공자의 대답에 자로는 뜨끔했을 것이다. "소인은 궁하면 함부로 하느니라." 아마 얼굴 붉히며 물러서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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