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든 직장이든 예전에 살던 곳을 다시 찾게 되는 일은 쉽지 않다. 옛 장소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던 그렇지 않던 세월의 무상함을 상기시켜 준다. 그래선지 옛 장소에 가면 쓸쓸함과 아쉬움 같은 것, 삶 뒤켠의 허전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누구나 젊었을 때의 꿈과 치기를 다시 기억해내는 데 대한 어색함 같은 것이 있다. 그것은 또 다른 나를 대면하기가 두려운 때문인지도 모른다. 대모산은 내 인생의 중심이었던 삼사십대 시기에 가장 가까이 했던 산이었다. 서울의 남쪽에 있는 대모산과 구룡산은 해발 300 m 정도의 아담한 산으로가볍게 산길을 걷기에 아주 적당하다. 두 산은 능선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쉼없이 걷는다면 두 시간 정도면 두 산을 종주할 수 있다. 불현듯 옛 생각이 나서 아내와 같이 전철을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