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이런 몸을 가지고

샌. 2012. 8. 12. 11:19

중국에 다녀온 뒤 심한 몸살을 앓았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인데도 난방을 때고 겨울 이불을 꺼내 덮었다. 이틀을 끙끙거린 뒤 다행히 열은 내렸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이빨도 탈이 났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하나에서 통증이 왔다. 혀만 스쳐도 아픔이 더 했다. 다른 하나는 찬 게 닿으면 견딜 수 없게 욱신거렸다. 치과에 갔더니 둘 다 신경 치료에 대수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주변에 있는 다른 한 개까지 세 개의 이빨을  치료하는데 거금 150만 원이 들었다. 지금도 병원 왕래 중이다.

 

이 모든 게 중국 여행의 여파인 것 같다. 피로 누적이 몸살과 이빨의 병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너무 더워서 찬 아이스케키를 마구 깨물어 먹었다. 평소 부실했던 이빨이 이때다, 하고 신호를 보낸 것이다.

 

내 허약한 몸 상태를 이번에 다시 확인하고 있다. 이래서야 앞으로 여행을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루 돌아다니면 하루는 푹 쉬어야 한다. 또,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컨디션이 엉망이 된다. 하루에 아홉 시간은 자야 하는데 해외여행에서는 그게 불가능하다. 나로서는 제일 큰 애로사항이다.

 

옆에서 지켜보는 아내가, 저런 몸으로 무슨 일을 하겠다고, 하며 혀를 끌끌 찬다. 요사이 전원생활을 알아보려 설치는 데 대한 불만이다. 내가 봐도 한심한데 오죽하랴 싶다. 할 말이 없다. 평상시에 너무 편한 것만 찾으니 몸도 그에 따라 간다. 은퇴 뒤에 편안한 것은 좋으나 몸과 마음이 전보다 더 나약해진 것 같다. 경계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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