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45]

샌. 2013. 8. 22. 08:13

선생님 말씀하시다. "재물이나 지위는 사람마다 탐내는 것이지만 억지로 차지할 것까지는 없다. 가난과 천한 직업은 사람마다 싫어하는 것이지만 절로 굴러 떨어진 것이면 피해서는 안 된다. 사람 구실을 떠나서 인물 말을 들을 수 있나! 참된 인간은 밥 먹는 동안에도 사람다운 것이니, 급할 때도 그렇고 거꾸러질 때도 그래야 한다."

 

子曰 富與貴 是人之所欲也 不以其道得之 不處也 貧與賤 是人之所惡也 不以其道得之 不去也 君子去仁惡乎成名 君子無終食之間違仁 造次必於是 顚沛必於是

 

- 里仁 5

 

 

사람은 누구나 부귀를 좇는다. 인간 활동의 대부분이 여기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억지로 부귀를 얻으려 말라." 또 사람은 빈천을 싫어한다. 그러나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찾아오는 빈천을 피하지 말라."

 

이것이 '사람 됨'[仁]을 실천하는 군자의 길이다. 부귀를 탐내지 않는데 부귀가 저절로 찾아오는 일은 드물다. 당연히 가난할 수밖에 없다. 공자가 강조하는 것은 안빈(安貧)의 도다. 그러나 부귀에 무슨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듯 일부러 멀리할 필요는 없다. 부귀가 찾아온다면 또 그대로 즐기라. 여기에 도가(道家)나 불교와의 차이가 있다. 공자 사상은 둘에 비해 분명히 현세적이다. 두 발을 진흙탕 바닥에 단단히 박고 있다. 인간의 기본 욕구는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의 중간에서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길을 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부귀를 누리면서도 거기에 마음을 앗기지 않기보다는 가난을 받아들이며 즐기는 게 훨씬 더 쉽다. 칼날 같은 중용의 길을 걷기가 어려운 이유다. 잘못하면 자기변명이나 공허한 말장난에 빠지기 십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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