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생때같다

샌. 2014. 4. 28. 10:17

사고를 보도하는 TV 화면 자막에 '생떼같은 자식'이라는 글자가 뜬 걸 보았다. '생떼'는 잘못된 표기로 '생때'로 써야 한다. '생때같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사람이) 몸이 건강하고 튼튼하여 병이 없다'로 적혀 있다. 사전에는 '생때'가 구체적으로 뭔지 설명이 없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제일 그럴듯한 해석이 '생때'를 '살아있는 대나무'로 보는 것이다. '생[生]'은 '살아있다'로 의미가 분명하고, '때'는 '대[竹]'가 된소리로 변한 것이다. 옛날 조선어사전에는 '생대같다'는 단어도 수록되어 있었다고 한다. '생대'가 '생때'로 경음화 되었다.

 

대나무는 성장이 빨라 하루에 수십 cm씩 자란다. 쑥쑥 성장하는 건강한 자식을 대나무에 비유하는 것은 적절해 보인다. 그러므로 '생때같은 자식'은 싱싱한 대나무처럼 잘 크는 '건강하고 튼튼한 자식'이라는 뜻이다.

 

어제저녁 jtbc 뉴스를 보면서 눈물이 흘렀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이 어디까지일까. 지시를 따르며 끝까지 구조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가 스러져 간 어린 영혼들이 불쌍하다. 가슴이 쓰리고 먹먹하다.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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